7살 때, 어떤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가고는 했는데,
그 친구네 어머니께서는 종종 집안일을 하시면서 프로 농구경기를 보시고는 했다.
빨리 TV에 오락기를 연결해서 게임을 하고 싶은데, 아주머니께서 TV를 보고 계시니
어쩔 수 없이 따분히 기다리다가, 하루는 아주머니께 여쭤 보았다.
"아주머니는 어떤 팀을 응원하세요?"
"나는 딱히 응원하는 팀은 없고, 그냥 지는 팀을 응원해"
7살 때 들었던 이 대답이 아직까지 기억 날 정도니, 당시에는 이 말이 꽤 충격이었던 것 같다.
속으로 '아니 세상에, 굳이 지는 팀을 응원한다는게 말이 되나' 하면서 황당해 했는데,
지금은 그 아주머니께서 정말 순수하게 프로 농구를 좋아하셨던 분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언제나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것에 열광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가끔은 그 최고의 그늘에 가려져 있는 것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매번 중요한 길목에서 FC바르셀로나가 레알마드리드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메시의 환상적인 플레이와 기록들로 인해, 언론이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를 그와 비교하려 들때,
가끔은 약자의 편이 되어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 바로 그런 것이다.
나 역시 해외 축구 경기에 관심이 매우 많지만, 딱히 응원하는 팀이 없다보니,
지금도 충분히 대단하지만, 승자에 의해 가려져 있는 팀이나 선수를 응원 할 때가 많다.
20년 전에는 황당하게 생각했던 일들을, 이제와서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소소한 일상 속 상황에서도, 일단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볼일인듯 싶다.

올해도 어김없이 출시된 PES의 새로운 버전, PES2013은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처음 몇 번 들었을 때는, PES BGM답지 않은 평온한 음악에 의아했는데,
어제 드디어 이 음악의 진가를 알고 찾아 보게 됐다.
하와이 같은 휴양지에서나 들릴 법한 이 음악은,
브라질 가수 Michel Telo의 Ai Se Eu Te Pego로써, 포르투갈어로
"널 가질 수만 있다면"을 뜻한다고 한다.
PES2013의 공식모델이기도 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도
2011년 10월에 있었던 말라가 CF와의 경기에서
 골 세레머니로 이 음악의 춤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남성팬도 많지만 특히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크리스티아노 호날도와 이 음악 또한 어딘가 모르게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PES2014가 등장 할 내년까지, 앞으로 1년 동안 함께 할 음악.

Michel Telo - Ai Se Eu Te Pego (Official)



Ai Se Eu Te Pego with famous football players



Posted by hm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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